내가 셀프 이발을 하는 이유는?

답 :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렇습니다.

 

 

예전에 이발소에서봐 왔던 바리깡

 

[바리깡은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는 도구로 원래 양털 깎는 기계를 개조해서 사람의 머리카락을 자를 수 있도록 제품화한 것입니다. 예전에는 양손으로 잘랐다고 하네요.

바리깡의 어원은 프랑스의 'Bariquand et Mare'라는 회사의 이름에서 유래가 되었습니다.

이 회사의 제품이 일본에 1883년경 소개되면서 회사명 자체가 이름으로 자리 잡은 경우죠.]

(다른 예도 있죠. 호치키스, 미원, 다시다 같은 것들)

셀프 이발하는 방법이나 노하우가 아닌 셀프 이발을 하게 된 계기를 말해보고자 오늘도 자판을 두들깁니다.

 

한 때, 머리가 많이 길어서 앞머리는 눈을 계속 찌르고 귀와 뒷 목도 간질 거리던 어느 날이었죠.

이발하러 갈 시간이 없던 때(핑계 1)였습니다. (집에 올 시간이면 미용실 문이 닫....)

"주말에는 이발 같은 활동은 하지 않고 오직 쉬어야만 한다. "라는 이상한 개념이 피곤에 지친 나의 머릿속을 꽉 채우고 있던 때였죠.

 

가렵기는 가렵고 어떻게 하고 싶던 찰나 친구 집에 고양이 털 깎는 용으로 바리깡이 있다는 정보를 얻게 됩니다.

"어이 친구, 빌려줘~!"

셀프로 해 보고 이상해지면 바로 미용실 가면 되니까요.

생각보다 이상하지도 않고 시원함을 얻게 되었죠.

 

1회성이었으니 그 일이 있은 뒤 다시 몇 년간 미용실을 찾게 됩니다.

웬만큼 이상해도 그냥 넘어가는 성격인데 한 날은 가까운 곳에 "블루 클*" 갔다가 와서 재방문을 하게 됩니다.

스트레스 엄청 받았죠. 얼마나 개떡(?) 같이 잘라놨으면..;;; 이런 일로 몇 번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재방문은 한 적이 없었죠. 그런데 그날은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미용사분의 썩은 얼굴 표정....

(╯°□°）╯︵ ┻━┻ 집어치워~

 

셀프 이발을 시작하기까지 여러 가지 사건과 이유와 이에 부합되는 저의 성격까지 맞물려 결심을 하게 됩니다.

간단히 요약하면....

 

제 두상이 이쁘지 않아서 이발이 어려운가 봐요. 같은 실장님께 머리를 맡겨도 잘 될 때가 있고 잘 안될 때가 있네요.

잘 안 되었을 때를 위해서 왁스도 사 봤지만 머리에 뭔가를 바르는 것을 엄청 싫어하는 편이라....

미용실 가는 것도 귀찮귀찮.... 말하기도 귀찮귀찮.... 그래서 미루고.... 그 사이 머리카락 때문에 계속되는 스트레스....

그리고 우리 동네 미용실은 지역 특성상 상당히 고가의 미용실이 많습니다. (이게 1순위인가??)

여러 가지로 저는 답이 없네요. 그리고 저는 스트레스도 많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해결을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마음의 결심을 하고 즉시 바리깡을 구입합니다.

물론 저렴하고 성능이 좋은 것으로....(일본 제품 불매 전이라 이해를....)

커뮤니티에서 셀프 이발하시는 분이 사용하시는 제품과 같은 것으로 추천받아서 구입!

숱가위는 집에 있네요. (이게 왜 있지? 주공이 쓰시던 것인 듯)

가위도 하나 구입합니다. 준비 끝.

숱가위와 미용가위

바리깡

아쉽게도 일본 제품입니다.

구성품

구성품

 

유튜브나 동영상을 보면 셀프 이발하는 영상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저도 이 영상들을 나름 많이 봤습니다. 그런데 웬걸? 거의 모든 셀프 이발 영상들은 투블럭인 상태에서 투블럭을 유지하는 이발 영상이었습니다.

투블럭은 특성상 1주일 정도가 넘으면 지저분해 지기 때문에 자주 이발을 해 줘야 되거든요.

바로 자주 하게 되는 이발, 미용실 가는 비용에서 이득을 보고자 셀프 이발을 하는 방법이 올라 와 있었네요. ㅜ_ㅜ

 

영상정보에서 기본 적인 테크닉에 대해서 이해도를 높이고 바로 실전에 들어갔습니다.

그렇게 해서 셀프 이발을 한 지 벌써 2년이 조금 넘어가네요.

 

어떤 날은 이상하게 될 때도 있고 어떤 날은 잘 될 때도 있습니다.

한때는 앞머리를 날려 먹어서 호섭이가 된 적도 있었구요.

하지만 한 달 정도만 지나면 다시 머리카락은 자라니까 연습은 다시 하면 됩니다.

아쉬운 것은 뒷 머리카락이 정리가 잘 안됩니다. 왜냐구요? 안보이니까요! ㅎㅎ

거울이 "ㄷ" 자 형상으로 놓여 있다면 완벽하겠는데 가정집에 그렇게 거울이 있지는 않죠. 메인 욕실 거울과 손거울을 이용해서 커트를 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내가?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성취감과.... 직접 머리카락을 잘랐다는 자부심에 스트레스는 저 멀리로 날아갔네요.

실수한 부분이 있어도 전혀 부끄럽지 않습니다. 소중한 나만의 머리카락이니까요~

 

도전하실 분은 과감하게 도전해 보세요.

제가 2년 차 밖에 안 되었지만 초보 셀프 이발을 하면서 몇 가지 느낀 점을 남겨 봅니다.

 

•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손재주가 너무너무 없다 하시는 분은 도전하지 마세요.
• 저 같은 성격을 가지신 분은 도전해 보세요. 기안 84 같은 성격인가??
• 패션리더들은 도전하지 마세요. 남이 해 주는 머리카락이 아무래도 최곱니다.
• 미용에 드는 비용이 아깝다 생각하시는 분은 도전 강추!

요즘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하고 있습니다. 만족감도 상당히 높구요. 무엇보다 스트레스....

요즘은 먼지, 곰팡이와 더불어서 스트레스 역시 없애야 할 것들 중 하나입니다.

(* ￣︿￣)

 

[갈수록 많이 느끼는 것인데 나이가 들 수록 생각의 유연성이 사라지고 고민이 많이 집니다.

고민을 많이 하면 단점들이 떠오르고 무엇인가를 실행을 할 수가 없습니다.

시간이 없어서, 몰라서, 어려워서, 못하니까 라는 핑계들이 계속 생겨나고 사건은 저 깊은 상자 속으로 들어가 다시 꺼내 볼 일이 없게 됩니다. 저는 그런 생각이 떠 오르기 전에 먼저 행동을 하려고 합니다.

위험하고 불법적인 일이 아니라면 그런 저를 비난할 사람은 저 밖에 없으니까요.]

(‾◡◝)